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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상 복지' 논란
    BC 州 부동산 2011. 1. 19. 13:11

    (무상 복지 논란)

     

    최근 한 야당이 무상급식, 무상의료뿐 아니라 무상보육과 대학교 반값

    등록금 정책을 연달아 발표하여 큰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과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한 후보가 당선되면 전국민에게 거금을 나누어 주겠다고

    공약을 해서 많은 분들이 웃었지만 이번에 야당이 내놓은 정책은 웃고

    넘길 문제가 아닌 듯 합니다.

     

    표를 얻기 위한 선심 정책이다. 라는 비판에 대해 그들은 국민의 권리다.

    라고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그 많은 비용은 어디서 조달할 것인가?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안겨줄

    것인가? 하는 비판에 대해서는 부자 감세를 우선 환원하고 막대한 4대강

    비용을 줄여서 조달하고…… 등으로 대답합니다.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한국에서 부자로 살려면 비난의 대상이 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고,

    정부가 필요로 하면 언제라도 그 필요한 비용을 허울좋은 미명하에

    (종합부동산세 등) 납부할 각오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진보성향의

    정당이 집권하면 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겁니다.

     

    시선을 돌려봅시다.

    제가 현재 살고 있는 캐나다는 많은 국민들이 스스로 사회주의 국가

    거의 같다고 할 정도로 앞서가는 복지국가중의 한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예외는 있지만) 1인당 월 55달러 정도의 의료보험료를

    납부하면 병원의 의료비는 무료 입니다. 의사진료, 크고 작은 수술 등

    병원비용은 모두 무료입니다. 단 엄청 기다려야 합니다. 가정의에게

    진료받으려면 전화 걸어 1주일 정도 후의 날짜를 예약하고,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 가정의가 예약을 대신해 줍니다만 짧아야 2개월 길게는

    5개월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물론 가정의가 봐도 확실한 환자일 경우에는

    좀 당겨 집니다만 그것도 2주정도 걸립니다. (이에 대한 얘기는 뒤에 다시

    하겠습니다.) 그리고 양육비 지원이 있습니다. 아이 1인당 월 500달러 정도

    지원 해 줍니다. (만 17세가 되는 해 말까지 입니다.) 어떤 분은 이 돈을

    받기 위해 애를 낳는다.고 할 정도 입니다. 그리고 65세가 넘으면

    또 다른 혜택이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이런 제도의 근저에는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의 평균 수명, 인구 증가율 등

    몇 가지만 고려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구호는 젊은 이 4명이

    노인 한 분을 모시자. 그리고 아파도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고 죽는

    국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제도들이 캐나다의 미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재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마구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의료제도의 부작용 입니다.

    약값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약값은 엄청

    비쌉니다. 약의 남용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돈이 없어 약을 못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소득자에게는 일부 약값지원을 해 줍니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죽는 사람은 없어도 기다리다 병이 악화되어

    돌아가시는 환자는 실제로 있습니다. 어떤 州에서는 암 확진을 받고도

    2달 이상 기다려야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기다리다 지친 환자의

    병이 악화되어 수술을 받기 전에 돌아가시는 환자가 발생 합니다. 병원

    시설과 의사수가 부족해서 입니다. 의과대학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지원자가 없어서도 아닙니다. 거의 월급제처럼 되어있는 의사들의 보수가

    바로 이웃인 미국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젊고 유능한 의사들은 많은

    보수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가 버려서 캐나다는 의사들의 절대 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나, (제가 보기에)능력이 좀

    떨어지는 의사들만 남아있어서 좋은 제도에 비해 의사들의 실력은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신종 풀루가 극성을 부릴 때 단순감기를

    신종풀루라고 진단하고는 태미……’하는 약을 처방 해줘서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갔는데 약사가 내가 확신하건대 너는 신종 풀루가

    아니고 감기다.라고 해서 약을 안 사고 감기약을 먹고 나은 분을

    봤습니다. 제 경우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기회가 4-5번 있었지만

    50대 이하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은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여기에 더 하는 것은 최근에 캐나다로 이민오시는 분들 중에는 자기

    나라에서 의사로 맹활약을 하시다가 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들에게 의사자격을 쉽게 인정해주면 그나마 남아있는 자신들의

    밥 그릇이 작아질 까봐 이런저런 핑계로 극히 일부에게만 의사가 될

    기회를 허용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의사는 항상 부족 합니다.

    또한 예산이 부족하여 충분한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숫자가

    많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니지만) 캐나다 전체의료기관에서 보유한 CT,

    MRI 기기 숫자는 한국의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숫자보다 적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CT촬영(가정의의 추천으로)을 하려면

    1년 8개월 정도 기다려야 하고 돈을 내고 촬영을 하려면(진단은 돈 내고

    받을 수 있음) CDN$2,000(약 220만원)을 내야 합니다.

     

    또한 한국인은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도 있습니다.

    (한국의 일부 진보주의자들의 주장과 비슷합니다만) BC 州의 일부

    의사들이 사설병원을 설립하여 정부 지원을 안 받고 환자에게 돈을 받고

    치료를 해 주고 그 돈으로 병원을 운영하겠다고 나서자(돈 있는 분들도

    순서를 기다려야 하니까요.) 간호사 노조에서 공평한 기회를 박탈한다고

    쌩 나리를 쳐서 일단 보류되었습니다.

     

    어느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모으는 이유 중엔 위급할 때 요긴하게 쓰기 위한

    것도 있을 텐데…… 자본주의 국가라고 하는 캐나다에서도 치료받을 돈이

    있어도 차례를 기다리다 죽는 일도 당연한 것인지……

     

    그리고 복지의 기본이던 젊은이 4명이 벌어서 나이 드신 분 한 분을

    모시자. 라던 구호는 어느 틈에 3인이 벌어 노인 한 분 모신다.

    현재 상황이고 2040년경엔 두 명이 벌어 한 명을 모신다.로 바뀔

    처지라고 하니 왜 정부가 걱정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이민 오는

    분들이 그 두 명의 몫에 조금 보태야 현재의 복지가 유지된다고 하니

    미래의 젊은이들의 부담은 점점 더 커질 겁니다. 어른들이 유산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빚더미만 잔뜩 물려주는 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야당이 추진하겠다는 무상 복지 정책은 제가 보기에는

    캐나다보다 더 커다란 빚더미를 후손들에게 안겨줄 가능성이 농후

    합니다. 물론 아이들의 미래보다 나의 오늘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안겨주면서까지 나의

    오늘을 찾아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보험료를 조금 받습니다만 무상의료 하나만으로도 나라가 휘청거린다고

    대안을 찾기에 여념이 없는 캐나다가 있는가 하면 무상의료도 모자라서

    무상급식, 무상보육대학교 등록금 반값정책까지 시행하겠다고 하시는

    분들 정말 그 비용을 마련할 자신이 있으신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부자들의

    돈을 강탈하지 않고 마련할 수 있는지? 또는 부자들의 재산만 강탈하면

    비용이 충분히 조달되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저는 부자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부자인척 행세를 해 본 적도 없지만

    보유한 아파트 한 채 때문에 재산세를 내고 또 종합부동산세를 낼 때면

    정말 열 받는데, 저보다 돈 많은 부자들을 보면 어떻게 화를 참는지 정말

    궁금 합니다. 강남에 한번 살아보겠다고 그 집을 15년째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들어가 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세금을 내라면 냅니다. 다만

    비싼 집을 가진이는 좀 많이 내고, 싼 집을 가진이는 좀 작게 내야 하지만

    재산에 대해서는 같은 비율로 내는 것이 진보라는 분들이 주장하는

    공평한 것 아닙니까? 조금 값나가는 집을 가졌다고 재산세 한번 내고

    그들만 종합부동산세를 또 내라는 것은 무슨 법입니까?

     

    다 좋습니다. 세금을 내라면 내겠습니다. 하지만 무상의료를 못 받아도

    좋으니 후손들에게 빚더미를 안겨주는 어른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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