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영업정지' 당한 캐나다 의회
    BC 州 부동산 2008. 12. 11. 16:35

    이 곳 캐나다에 와서 될 수 있으면 정치에는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마음먹은 것은

    한국에서 정치꾼에게 실망한 것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기도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치꾼에 불과한 것 같았습니다.

     

    캐나다는 내각책임제 입니다. 내각책임제에서는 수상이 최고 책임자 입니다.

    하지만 이 나라의 시민(Citizen)이 되려면 치러야 하는 시험(54세 이하는 이 시험에

    통과해야 함)에 꼭 나오는 문제 중 하나가 이런 거라고 합니다.

    캐나다의 최고 통치자는? 정답은 영국() 입니다. 아직도 나이 많으신 분들

    중에는 캐나다가 영국연방이고 영국에서 형식적이지만 총독을 임명하고 모든 법안이

    정식으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총독이 영국()을 대신하여 서명을 하여야만

    효력이 발생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 실제는 수상이 책임을 지고 있지만 형식적인

    최고 결정권자는 총독 입니다.

     

    총독께서 이번에 확실하게 책임을 지시고 결정한 일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국회업무 정지결정 입니다. 현재 캐나다 국회는 업무정지 상태 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전통적으로 캐나다는 내각책임제를 하고 있으며 자유당, 보수당, 퀘백당 등 3

    이상의 당이 있으며 의석수가 가장 많은 제 1당이 집권을 해 왔다고 합니다.

    물론 한 100년 전에 소수당이 모아서 과반수를 넘기고 집권을 한 사례가 있으나

    그 후로는 과반수가 안되어도 제 1당이 내각을 구성해서 집권을 하는 것이

    전통이었다고 합니다. 집권당은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정권을 걸고 투표를

    하고 가결되면 그대로 유지하고 그 사안이 부결되면 수상은 의회를 해산하고

    국민들에게 다시 신임을 묻는 총선거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 1당이 다시

    내각을 구성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난 10월 실시된 총선거에서 보수당

    1당 자격을 유지하여 하퍼 수상이 계속 집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수당이 국민들의 지지가 계속되자 한국의 어떤 당처럼 모든 국민들이

    자기네를 지지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기고만장하여 여러 법안들을 쏟아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정당 지원금 제도 폐지안’ 이었습니다. 여기도 정치하는 분들이

    정치자금 챙기는 데는 한국과 다를 바가 없더군요. 득표수로 한 표당 얼마

    지원해 왔는데 그걸 없애겠다고 하니 상대적으로 당원의 당비보다 지원금이 더 많은

    야당이 발끈하고 나섰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빼든 칼이 3당 연합 이었습니다.

    이들 3당 의석수가 과반 수를 넘습니다. 이들이 연합정권을 세우기로 합의하고

    총독에게 새 수상을 뽑는 투표를 국회에서 하게 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집권당인 보수당이 야당의 밥줄을 조이다가 심하게 뒤통수를 한방 맞은 것입니다.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지 한 6개월만 지났어도 수상은 당연히 의회를 해산하고

    다시 총선거를 실시 했겠지만 선거 치른 지가 불과 7주밖에 지나지 않아 다시

    선거하기가 정말 난감했을 겁니다. 뿐만 아니라 수상은 선거 기간 중에는 캐나다 경제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튼튼하고 안전하다고 큰소리 뻥뻥 쳤는데 불과 두 달도 안되어서

    경제가 어렵다.고 실토를 하니 국민들도 많이 실망했습니다. 당연히 지지율도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래서 고민 고민하다 찾아낸 것이 의회활동 정지 카드였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총독의 허가가 나야 효력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니 그 동안

    상징적인 자리였던 총독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어느 쪽 손을 들던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해외순방 중이던 총독은 부랴부랴

    일정을 취소하고 (캐나다로)귀국했고 고심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게 지난 12월 초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며칠 후 아침에 수상과 독대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합니다. 본래 한 30분간

    형식적인 면담을 하고 의회 내 투표 허락 또는 의회활동 정지 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방송사들이 진을 치고 기다렸고 TV 방송은

    임시 속보 형태로 총독 관저 앞에 기자를 내 보내 생방송을 하였으나 총독과

    수상의 회담은 2시간 이상 끌었고 관저 앞의 취재진들은 추위에 동태가 되기

    직전의 상황까지 가서야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 집권당의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캐나다 의회는 내년 1월 하순 예산안 발표 전날까지 활동정지이며

    예산안 발표 다음날 바로 표결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만 가결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현재 캐나다 정당 의원 및 당원들은 장외 투쟁이 한창 입니다. 야당 측은

    62%의 지지를 인정하라.라고 외치고 집권당 측은 민주주의의 탈을 쓴 반란

    이라고 상대를 몰아 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촛불은 한 자루도 보이지

    않더군요.

     

    그러고, 이들이 덜 미운 것은 국민을 팔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 정치인들이 덜 밉다는 것이지 모범이 된다거나 본 받을 만 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들도 본심을 감추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1야당의 당수인 디옹인가 하는 분은 지난 10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내년 5월 전당대회 때 물러나기로 했고, 현재는 임시 당수 격이었는데 합작 덕분에

    수상이 될 뻔 했고(총독이 허락 했다면), 다른 두 야당도 장관 한 두 명 배출하고

    정치자금 계속 확보하고……

     

    집권당은 야당 합작 직전에 정치자금 지원 법 폐지 안을 없던 일로 하겠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만약 내년 예산안이 부결되면 국민들로부터 욕은 욕대로 먹고

    다시 총선 카드를 꺼내겠지요. 그냥 국회에서 투표로 정권을 넘길 리가 있겠습니까?

    그러면 반년 만에 또 한번 총선거를 하고(여긴 공휴일도 아니던데……) 국민세금

    낭비하고……

     

    그래서 어느 나라나 정치꾼들은 “자기이익이 우선이고 국민은 입에만 붙어있고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진실(죽은 진실이가 아니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렇습니다. 결국은 돈 때문인 듯 합니다. 어떤 당은 예산의 60% 이상을

    정부 보조금에 의지해 왔는데 그걸 없애겠다고 하니 목이 콱 졸리는 느낌이

    들었을 겁니다. 집권당은 앞뒤 살피지도 않고 힘 좀 있다고 야당의 숨통을 막으려

    달려 들었다가 자기 발등을 찍은 셈이 되었습니다.

     

    정치꾼에게 은 모든 것 보다 우선하는 것 같습니다. 명예와 전통 그리고

    국민보다 돈이 우선인 듯 합니다.

     

    . . . . . . . 이….

     

    *** 이 참에 캐나다 의회 '의사당'이나 리스팅 해서 팔아 볼까나?...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