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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수 비상
    BC 州 부동산 2007. 5. 13. 04:08


    지칠 만금 6개월 정도 계속 오던 비가 그치고 캐나다가 자랑하는 벤쿠버의 여름이
    왔습니다. 이 여름을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그 우중충한 겨울의 벤쿠버를 견뎌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통은 ‘비 오거나 흐리거나’가 계속되는 게 벤쿠버의 일반적인 겨울이고, 야구모자 하나만
    있으면 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가랑비’ 수준의 비만 줄창 오는 게 벤쿠버의
    평균적인 ‘겨울 비’ 입니다만(물론 눈이 한두 번 5 센티미터 이하로 오지만……),
    지난 2006년 겨울은 유난히 독한 겨울 이었습니다. 1주일 주기로 폭풍, 폭설,
    혹한(영하 10도 이하), 폭우가 번갈아 가면서 2개월 가량 지속 되었습니다.

     

    두 번의 큰 폭풍에 아름드리 나무가 쓰러져 고속도로를 막아 엄청난 정체를
    야기시키기도 했고, 전깃줄을 끊어서 온 동네를 암흑천지로 만들고, 이어 들이닥친
    혹한(영하 10도 이하였지만 여기선 엄청난 혹한에 속합니다. 인도 사람들이 영상 5도에
    동사한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에 얼어 죽은 분도 발생했습니다. 정전으로 가스보일러가
    작동을 못한 겁니다. 그리고 벤쿠버가 자랑하는 ‘스텐리 공원’에 폭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치우는 비용이 백억 원이 넘고, 그 중 1백만 달러는 쓰러진 나무 값으로 충당한다고 합니다.

     

    두 번의 폭설(한번에 50센티미터 이상 왔습니다.)은 제가 사는 동네를 하루 동안 고립을
    시켰습니다.  첫 번째 폭설 때는 정전으로 음식을 할 수가 없어 외식을 하고 바로 부탄가스
    버너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덕분에 두 번째 폭설 때(공교롭게 정전도 되었습니다.)는 그걸로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촛불 아래서 라면을 끓여 먹으니 고등학교 때 ‘만리포’로 캠핑
    가서 먹던 라면 생각이 났습니다.

     

    폭우는 칠리왁(제가 사는 써리에서 동쪽으로 차로 한 40분 가면 만나는 도시 입니다.)의
    어떤 마을을 물에 잠기게도 했습니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라 자연이 심술을 부리니
    정전도 되고, 침수도 되고, 동사자도 생기는 모양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태양의 계절’ 5월에 ‘프레이저 벨리’(벤쿠버를 가로 지르는 프레이저강 주변의
    지역이름)일대에 ‘홍수비상’이 걸렸습니다. 최근 신문이나 방송의 뉴스 시간에
    ‘미션’이나 ‘아보츠포드’지역이 홍수를 대비하여 둑을 높이고 주 정부와 연방 정부에
    추가예산을 배정해 달라고 요구를 한다는 기사가 자주 나옵니다. (위의 두 지역은
    ‘벤쿠버’ 市(시)에서 차로 한 시간 가량 동으로 가면 만납니다. 앞서 말한 ‘칠리왁’ 가기
    직전에 있습니다.)


    처음엔, ‘이제 비가 그치고 햇빛이 계속되고 비는 1주일에 한번 구경할까 말까 인데 무슨
    ‘홍수’타령하느냐?’ 했지만 곧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지난 겨울에 유난히 폭우, 폭설이
    많았었는데 남쪽지역은 비는 금방 강으로 가고 눈도 바로 녹아 ‘프레이저’ 강으로 흘러
    들어 어떤 마을을 잠시 침수 시켰지만 북쪽 지역은 눈만 와서 그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던 겁니다.


    그 지방의 눈은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집중적으로(?) 녹는다고 합니다. 요즘도
    눈 녹은 물이 ‘프레이저 강’으로 흘러 드는지 강물이 탁 합니다. 여러 차례 온 눈이 그때
    그때 바로 강으로 가지 않고 산속에 가만히 있다가 요즘에 기지게를 키기 시작하니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속이 타는 모양 입니다.


    긴 겨울 동안 차곡차곡 쌓여있던 눈이(평년의 1.5배 이상 왔답니다.) 한꺼번에 녹으면
    정말 강물이 범람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만 미리 대비를 하니(‘홍수 날 거다’하고
    준비하고 있더군요.) 피해야 별로 없을 거라고 봅니다.

     

    하여튼 지켜봐야겠습니다. ‘큰 비가 와야 홍수가 난다.’는 사실에 익숙해 있는 저가
    ‘비가 안 와도 지난 겨울에 온 눈이 녹으면 홍수가 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2007.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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