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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처럼 하늘높이 날아 오르고 싶다. ***
    여행기 & 여행 사진 2009. 4. 2. 15:18


    *** '연'처럼 하늘높이 날아 오르고 싶다. ***

    좋아하는 노래중에 "연' 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1970년대 중반에 '라이너스'라는 팀이 이 노래를 불렀는데
    얼마전에 TV에 나오신 이분들을 보니 저처럼 50대 중년이
    되어 있더군요.

    전주도 좋고....
    "동네꼬마 녀석들 추운줄도 모르고 언덕위에 모여서
    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연을 날리고 있네.
    꼬리를 흔들며 하늘을 날으는 예쁜 꼬마 연들이
    나의 마음속에 살며시 내려앉아 세상소식 전해준다.

    풀먹인 연실에 내마음 띄워보네 저멀리 외쳐본다.
    하늘높이 날아라. 내맘마저 날아라.
    고운꿈을 싣고 날아라.

    한점이 되어라. 한 점이 되어라.
    내맘속에 한점이 되어라...
    (간주...)

    풀먹인 연실에 내 마음 띄워보네 저멀리 외쳐 본다.
    하늘높이 날아라. 내맘마저 날아라.
    고운꿈을 싣고 날아라.

    한점이 되어라. 한 점이 되어라.
    내맘속에 한점이 되어라...

    한점이 되어라.... "

    이 노래를 들을 때면 나는 꼬마연 끝에 앉아서 연과 함께
    하늘높이 날아 오릅니다.
    한 점이 되도록 높이 날아오른 연 끝에 앉아서 내려다 보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요 ?
    한 번 연을 타고 하늘높이 날아올라 세상을 내려다 보고 오면
    그 누구에게라도 세상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요즘처럼 오락기도 PC도 없던 시절 동네꼬마들의
    놀이는 사방치기 잣치기 딱지치기등 돈이 들지않는 놀이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이 시절에 '연 날리기'는 상당한 돈이드는
    귀족놀이 였습니다. 꼬맹이라면 누구나 자세(두 종류가
    있습니다. '견지낚싯대' 처럼그냥 넓적하게 생긴 것이 있고,
    그 걸 두개 ' + ' 자로 겹쳐놓아 요즘의 '크리넥스 통'모양인
    '사각자세'가 있었습니다. 사각자세가 값도 비쌌지만 성능도
    그만큼 좋았습니다. 연실을 감고 풀기가 넓적한 것 보다는
    엄청 쉬웠으니까요.)를 갖고 싶어했고 거기다 '명주실'에
    사기를 입힌 '연 실'을 감고 그 끝에 태극문양도 선명한
    '방패 연'을 달면 최고 입니다. 요금의 게임기 중 'PS 2'를
    최고로 치듯이 말입니다.

    '사기 입힌 연실', 이 건 어느 가게에서도 팔지않아 애들끼리
    수 작업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때 얼마나 정성들여 잘
    만드느냐가 '연 싸움'에서 상대방 연을 얼마나 많이 끊는가
    하는 결과와 직결되니까요. 연실에 사기를 입히는 일은
    동네 꼬맹이들의 큰 행사 였습니다. 마치 우리네 어머님들이
    김장을 하면 동네 아주머니들의 큰 행사가 되듯이 말입니다.
    이 작업은 혼자서는 할 수없는 작업이므로 '연'을 날리는
    시기가 되면 친한 몇명이 논의를 하기 시작 합니다.
    언제까지 실을 사고(보통 명주실 큰 것 한통을 사면 한 3-4명이
    나누어 쓸 수 있으므로 서너명이 한조가 되어 돈을 모읍니다.)
    유리병(왜 인지는 모르나 '흰색 병'을 고집했습니다.)의 유리는
    누가 갈고, 그리고 '흰색 아교'(밤색의 아교보다 좀 고급이었고
    유리가루와 잘 섞을 수 있었습니다.)를 어디서 사고, 하는 식의
    일이 분담되면 모두들 용돈 절약 혹은 '부모님 조르기'가 시작
    됩니다. 심부름하고 1원씩 받거나 하여튼 그 비용이 모일 때
    까지는 아주 착한 아들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재료가 다 준비되면 동네 공터에서 '연실 강화'
    작업을 합니다. 이 연실 강화 작업을 통해 '얼마나 '날카로운
    실'을 만드느냐 ?' 가 그 해 연 날리기가 '얼마나 즐거운 놀이가
    되는가'를 결정해 주었으니까요. 통조림 깡통에 물을 붇고 불위에
    올려 물의 온도가 적당히 올라가기를 기다리다 준비한 아교를
    넣고 다 녹을 때까지 젓기 시작 합니다. 아교가 다 녹아 물과
    혼합이 되었을 때 비장의 '유리가루'(흰색 병을 깨서 주먹만한
    차돌로 그 유리가 밀가루처럼 부드러워 질 때까지 잘게 부숩니다.
    이 때 잘못하면 유리가루가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파고 들어가 엄청
    고생하기도 합니다.)를 아교 풀에 섞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때
    나이든 형들의 조언을 당연히 받지요. '아교와 물의 혼합비율', 또
    '유리가루의 양'등은 초보자는 알 수가 없고, 경험이 많은 형들의
    지도가 있어야 최상의 '유리가루 섞은 아교액'을 만들 수가
    있었습니다.

    아교액체에서 김이 나기 시작하면 유리가루를 넣고 골고루
    섞이게 잘 저어줍니다. '유리가루가 얼마나 잘 섞이는가' 가
    연실의 품질을 결정하니까요. 잘 저은후 본격적인 '사 먹이는'
    작업을 시작 합니다.
    칫솔(요즘 것은 모르나 옛날 치솔은 못에 걸 수 있도록 손잡이
    부분에 구멍이 있었습니다. 그 구멍에 명주실 끝을 넣어서
    자세에 묶고 자세를 잡은 녀석은 감을 준비를 하면 치솔을
    든 녀석은 그 치솔의 실이 통과하는 부분을 아교통에 넣습니다.
    그러면 자세를 잡은 녀석은 부지런히 감습니다. 이때 아교가
    골고루 실에 묻고 또 너무 많이 붙지 않게 하기위해 치솔에
    한번 더 통과 시키기도 합니다. 물론 두번째 치솔은 아교통에
    넣지않고 살짝 비틀어 많이 묻은 아교를 걷어 냅니다. 이걸
    종이를 접어 손으로 잡고 하다가 손 벤 녀석도 많습니다.
    적당한 길이가 되면 다음 자세가 준비되어 계속 아교(풀)를
    먹입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아교통을 통과한 실을 바로 자세에
    감으면 그대로 굳어 붙어버리기 때문에(이러면 헛 수고가 됩니다.)
    자세는 아교통에서 한 15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감습니다.
    그리고 둘째 자세에 아교를 먹이기 시작하면 먼저 감은 자세의
    실을 또다른 자세에 감기 시작합니다. 이 작업도 두사람이 서로
    15미터 정도 떨어져서 한쪽이 풀고 한쪽이 감고 합니다.
    (실 끼리 붙지말고 유리가루가 붙은 아교를 말리는 겁니다.)
    이렇게 서너번 하면 실의 아교가 말라서 '풀먹인 연실'이
    완성 됩니다. 유리가루를 왜 갈아 넣느냐고요 ? 그래야
    유리가루의 날카로움이 다른 실(상대방 연실)을 금방 끊을 수
    있지 않습니까 ? 그래야 '연 싸움'에서 이기고요.
    이 작업을 한 네명이 하면 거의 한 나절이 걸립니다.

    그러고 나면 그해 연 싸움은 기분이 좋습니다.
    제 경우 연 6개를 날리고 일곱번째 제 연이 하늘높이 날아
    돌아오지 않더군요 아무리 자세를 감아도 연은 따라오지 않고
    실만 계속 감기더라구요. 물론 '연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풀 먹인 실'이 아니라 '기술' 입니다. 어느 순간에 연줄을
    감아채거나 풀어주는가 하는 기술이 연싸움의 승패를 결정
    합니다만 '연 실'이 좋으면 그래도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그 난리를 떠는거죠. 마치 요즘 '비싼 골프채'를 가지면
    헨디가 좀 줄지 않을까 ? 하는 기대와 같을 겁니다.

    연을 타고 올라가 세상바라보는 상상을 하다 엉뚱하게 '연 실'
    만드는 얘기로 새 버렸습니다만, 연을 타고 하늘로 날아 오르면
    열 기구를 타고 날아올라 아래를 내려다 보는 기분과 꼭
    같겠지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다는 것은 참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은 없어져 버렸습니다만 뉴욕에 있던 107층짜리 'World
    Trade Center'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12 의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좋습니다. 그 경치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 만큼 멀리 그리고 넓게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기분좋게
    하더라구요. '헥헥 거리며 원형계단을 올라가야 겨우 만나는
    '자유의 여신상'의 왕관 부분'도 107층에서 내려다 보면
    '한 주먹 거리'밖에 안되니까요.

    어렸을 때 '연을 타고 날고 싶다.'던 희망이 요즘엔 '비행기를
    타고 새로운 곳에 가보고 싶다.'로 바뀐 것 외는 변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역마살'은 여전한가 봅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번지점프'는 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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