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경제동향
(4월 경제 동향)
작년(2007년) 하반기부터 온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던 ‘서브.프라임’
사태가 금리인하, 망하는 금융기관 타 회사가 인수, 정부 조치 등으로 조금씩 진정되어
가는 느낌 입니다. 물론 아직도 ‘지뢰밭’을 걷는 조심스러운 마음 입니다만 일단 고비는
넘긴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후유증도 만만치 않습니다. 부동산 시장에 쌓이는 매물(경매물건 포함)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는 표현이 실감이 납니다. 가격은 계속 폭락 중이고 일부 지역은
진정되어 가는 모습 이지만 그 동안 괜찮다던 일부 도시가 견디지 못하고 집값하락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알기로 미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집값 하락이 없고
오히려 꾸준히 오르는 기세에 있는 곳이 ‘맨하탄’ 으로 알고 있는데, 이 맨하탄에도
주거용 주택(콘도가 위주지만요)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답니다.(아직 하락기미는 없음)
미국 금융시장은 아직 안심할 수가 없습니다. 언제 또 다른 악재가 나타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젠 ‘위험 제거’라는 명분이 앞서기 때문에 새로운 위기를
만들지는 않겠지만(당분간) 과거에 만들어 놓은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것은
몇 개 있는 듯 합니다. 정확한 금융기관 부실 규모(10년 전 한국 같습니다.), 카드론,
환율 불안정 등이 그런 요인 입니다.
한국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 간 외화 보유고가 늘어 난다고 비명을 지르던 당국이
요즘은 잠잠해진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외환보유고’는 계속 늘어나 3,800억 달러를
넘고 있습니다만 올해에 ‘순 채무국’으로 전락할 거라는 우울한 전망이 있습니다.
‘외환보유고’ 증가액 보다 더 가파르게 외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채’가
많고 ‘순 채무국’이 되는 게 반드시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만 그 채무가 감당할
수준에 들면 괜찮으나 그 수준을 벗어나 조그만 충격에도 휘청거릴 정도면 또 다른
‘외환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는 겁니다.
한국의 업체들도 고생이 심한 모양 입니다. ‘환율급등’에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특히 식품업계 와 건설업계의 고통이 크며 항공업계는
아예 비상경영체제로 들어 갔다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
밴쿠버 일대의 본격적인 부동산 매매가 시작되었습니다만 조짐은 별로 입니다.
‘서브.프라임’사태 같은 위기 없음, ‘동계올림픽 특수’ 여전함, 이민자 정착 선호도
3위 이내, ‘금리 인하 지속’ 이런 요인들이 여전히 상존하는 밴쿠버 부동산 시장
입니다만 팔고자 하는 물건이 거래 체결되는 물건보다 훨씬 많아서 대기물량이
쌓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의 매수세력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정도로 줄어 들었습니다.
특수 요인이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우선 이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3-4년 전에 비해 1/3 수준 입니다.
자연히 밴쿠버에 정착하는 숫자도 그 정도 줄었겠지요.
둘째가 환율 입니다. 1년 전만해도 CDN$1 에 대해 800-850원
정도 이던 환율이 950원을 훌쩍 넘어 1,000원 수준에서 움직이니 섣불리 부동산
매입자금을 갖고 올 수가 없는 겁니다. 설령 지금 산 집이 10-15% 가격이 올라도
환율이 예전처럼 800원대로 가 버리면 원화가치로는 ‘본전’이 될까말까 하기 때문에
한국과 연결이 되어있는 많은 분들은 주택매입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한국인 매입자의 반 이상이 한국서 돈을 가져와야 하는 분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주식 시장)
‘작년 연말’ 그리고 ‘금년 초’와 같은 급 등락 현상은 조금 진정된 것 같습니다.
1일 변동 폭도 좀 줄어들어 안정되는 모습입니다.
미국 다우지수 12,600대, 캐나다 토론도 시장지수 13,700대 수준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수준에서 향후 두 나라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을 보아가며 주식시장이 방향을
잡을 것 같습니다.
한국 주식시장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1,700 대 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리)
캐나다 중앙은행이 미국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금리를 ‘0.5% point’ 내려 연 3.5%로
만들자 미국은 한술 더 떠서 0.75% point를 내려 연방은행 기준금리를 연 2.25%로
만들어 격차를 더 벌여 놓았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2/4분기중 1-2차례 추가 인하하여 캐나다 연 2.75%, 미국 연 1.5%로
만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폭만큼 ‘몰기지 금리’가 내려가지 않습니다.
금융기관들이 그만큼 신중해 졌다고 볼 수도 있고 주택담보대출이 미국 같지는
않더라도 과거보다는 더 불안해 졌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습니다.
(환율)
경제상황에 가장 민감한 듯 보여도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이 환율인 것 같습니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 110달러 근처까지 오르고, 미국과 캐나다의 금리 차이가 연 1% 가 넘는데 캐나다 달러는 오히려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가을의 추세라면 지금쯤 CDN$1 가 U$1.10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만 실제는 U$0.98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국 달러가 특별히 강세를 보여야 하는 이유도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만간 캐나다 달러가 조금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합니다.
한국의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로 인해 손해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환율결정에서 미 달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한국 주식매도자금의 본국 송금을 위해 외국인들이 달러화를 많이
매입한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입니다만 작은 이유 중 하나는 금년 중에 한국이
‘순 채권국’에서 ‘순 채무국’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불길한 전망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상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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